“하나은행 비정규직 → 정규직 전환 …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검토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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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준

김종준(56) 하나은행장은 5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하나은행의 비정규직은 창구 직원을 포함해 1048명에 이른다.

김 행장은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이 업무효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며 “2년만 근무할 경우 첫 6개월은 업무에 익숙해지는데 보내고, 1년쯤 지나면 곧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불안감에 일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졸 채용에 대해서도 “고졸 출신이 은행에 들어와 충분히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며 “이런 부분은 (고졸에게) 문을 더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장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바꿔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행장이 의지를 밝힌 만큼 어떤 식으로든 후속조치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한 외환은행과의 임금 격차에 대해선 “당장 낮은 쪽(하나은행)의 급여를 올려 높은 쪽(외환은행)에 맞추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외환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6400만원이다. 하나은행은 5500만원으로 900만원 적다. 김 행장은 “직급·근무기간 등을 감안하면 생각만큼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론) 모두가 정당하게 보상받는 제3의 임금체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리더 한 명의 카리스마가 아닌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간 하나은행이 성장을 강조하다 보니 저원가성예금(LCF) 확보 등에서 기반이 약해진 측면이 있다”며 “계속 전진하되 기본은 생각하는 영업을 하겠다”는 말도 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대해선 “(다른 금융지주와 합병해) 메가뱅크가 나올 경우 시장 지배력이 강해져 다른 은행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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