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ANN, 도메인 등록비 수금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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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터넷 주소를 관할하는 국제 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가 도메인 등록비 징수에 애를 먹고 있다.

2년전 ICANN이 출범하기 이전에는 특정 국가를 가리키는 도메인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무료로 루트서버 관리 서비스를 받았기 때문에 추가 부담이 되는 ICANN의 등록비 징수에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통가의 국가 도메인을 운영하는 사업체의 사장은 "우리 정부의 회계기준에 따르면, 거래하지 않은 회사에 돈을 지급할 수 없다"고 ICANN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에따라 ICANN이 각 지역 도메인 운영 사업자들로부터 135만달러를 거둬들인다는 계획이 제대로 달성될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ICANN은 연간 약 400만 달러에 달하는 운영비의 3분의1을 지역 운영자에 부과하는 등록비에 의존하는 것을 전제로 예산을 책정했다.

한술 더떠 일부 사업자들은 ICANN을 대신하는 새로운 인터넷 주소 관리기구를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며 등록비 징수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인터넷 협회의 피터 덴게이트 회장은 "다른 곳에서 루트 서버 서비스를 받겠다"며 ICANN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컴퓨터가 현재 ICANN이 승인한 13개 루트 서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ICANN이 도메인 네임을 결정하고 인터넷 주소에 관련된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ICANN의 국가 코드 관리위원회에 근무하는 트러쉬는 지역사업자들이 224개 국가도메인 리스트를 유지 관리하는 ICANN 직원 1명에게 연간 3만5천-5만 달러를 지급할 의사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지역 사업자들이 생각하는 요금과 ICANN이 책정한 금액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업자들은 ICANN과 공식 협상에 들어가면서 자발적으로 잠정 요금을 납부하기도 했으나 협상진행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이애미 대학의 법률학 교수인 마이클 프룸킨은 ICANN이 등록비를 징수할 법적근거가 없으며 지역 사업자들은 인터넷 주소 관리 시스템을 미국 정부로부터 떼어내는 데 필요한 돈만을 내려고 하는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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