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양, 32연패 악몽 되살아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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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버저 소리와 함께 동양 선수들은 고개를 떨구고 코트를 떠났다.

올시즌 가드 김병철의 복귀로 팀을 재정비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벌써 6연패.

16일 열린 골드뱅크와의 경기에서도 동양은 연패를 끊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시작부터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여 1쿼터 6분여를 남기고 12-2로 앞서나가 승리의 기쁨을 맛보는 듯 했다.

그러나 갑자기 팀플레이가 난조에 빠지며 실책을 연발, 결국 1쿼터를 25-24로 쫓긴 채 마무리했고 이후 시소게임을 벌이다 3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골을 허용, 45-47로 전세가 뒤집히더니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동양은 '98-'99 시즌에 프로농구 최다 연패기록인 32연패를 당한 팀이지만 당시에는 주전들이 군입대 등으로 많이 빠진 상태였고 용병도 시원찮아 그럴 수 밖에 없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올해는 최명룡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앉히고 김병철, 전희철 등 주전들이 다시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다 팀분위기도 매우 좋아 연패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구단 자체의 분석이다.

농구 관계자들은 동양의 초반 연패 원인을 잦은 용병 교체와 전희철, 김병철의 콤비난조에서 찾고 있다.

용병 드래프트에서 와이킹 존스와 데이먼 플린트를 선발한 동양은 몸상태와 팀적응 실패를 각각 들어 이들을 앨버트 리처드슨과 마이클 루이스로 대체했고 다시 리처드슨을 토시로 저머니로 바꿨다.

저머니와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루이스가 얼마나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잦은 선수교체가 팀워크를 저해한다는 것은 상식.

또 2년생 포워드 조우현을 LG에 있던 박훈근과 바꾼 것도 아직까지는 특별한 플러스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16일 단장이 바뀐 동양은 전 단장이 모 언론사 기자에게 상식밖의 폭언을 하는 등 구단 프런트가 안팎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돼 '설상가상'으로 힘든 처지에 있다.

최명룡 감독은 "선수들의 의욕도 넘치고 팀분위기도 좋은데 왜 이렇게 안풀리는지 모르겠다"며 "빨리 연패에서 탈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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