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사료보다 못한 쌀을…" 北, '꼼수 배급'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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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쌀을 배급 받는 북한 주민]

최근 북한이 전시용 군량미를 풀어 군수 공장 노동자들에게 배급했으나, 쌀의 질이 형편 없어 노동자들의 불만이 가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 당국이 전시용으로 비축해 놓은 쌀을 청진시 소재 '5월 10일 공장'과 '라북천 공장', '관모기계공장' 등 군수공장 노동자들에게 일주일 간격으로 배급했다"고 말했다.

쌀은 1인당 15㎏씩 배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해 주겠다는 차원이 아닌, 군량미를 교체하기 위한 목적이란 전언이다. 묵은 쌀을 버리기 아까워 주민들에게 나눠 준 것이다.

이 소식통은 "배급된 쌀은 몇 년을 묵었는지 손으로 비비면 부서질 정도"라면서 "'닭 사료로 사용해도 닭이 알을 낳지 못할 정도로 한심한 쌀을 줬다'는 불만이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경성군 승암구 오상리에는 군량미를 보관하는 군수창고 '300호'가 있다. 이곳의 비축미는 2~3년 주기로 교체되며, 묵은 군량미는 군 부대나 군수 공장에 배급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너무 오래 보관된 쌀을 배급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이다.

300호 창고는 전시를 대비해 지하에 갱도가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에는 환기 시설, 지상엔 도정 설비가 있으며 창고 주변에 고압선을 설치해 도난을 방지하고 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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