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그곳은 감옥일 뿐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장병철(29·가명)씨는 지난 20여 년을 “‘문제아’로 살았다”고 했다. 고아원에서 자란 그는 중학교 3학년이던 1998년 패싸움을 하다 소년원에 들어갔다. 소년원 얘기를 꺼내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어린 나이에 ‘범죄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따뜻한 관심보다 차가운 감시를 많이 받았으니까요.”

 장씨가 소년원 관리교사에게 가장 많이 들은 것은 “너희는 어차피 바뀌지 않을 것”이란 얘기였다. 각종 범죄예방·보건 교육을 받았지만 남는 건 없었다. 그는 “소년원은 나를 가둬 반성하게 했을지 몰라도 잘 가르치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만에 학교로 돌아왔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소년원에서 배운 ‘군대 말투’가 튀어나왔다. 학교와는 점점 더 멀어졌다. 결국 2년 뒤 소년원에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2009년 8월. 주인 없는 식당에서 돈을 훔치다 2년6개월 동안 교도소에 수감됐다. 소년범 숫자는 2008년 12만3000명에서 2010년 9만5000명으로 줄었지만, 소년범 재범률은 같은 기간 26%에서 36%로 늘었다.

 소년범을 사회가 품어야 한다. 그러려면 사회로 돌려보내는 첫 관문인 소년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앙일보·JTBC가 법무부의 협조를 얻어 2박 3일 동안 소년원에 들어가 실태를 체험해 봤다.  ▶관련기사 이어 보기

이지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