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 특수맞은 라스베이거스 현지 표정

중앙일보

입력

도박의 도시 미 라스베이거스는 요즘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북적거려 도시전체가 마치 큰 장이 선 느낌이다.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 동안 열리는 세계 최대의 IT(정보기술) 박람회인 컴덱스 행사 주간을 맞으면서 전 세계에서 컴덱스에 참가하거나 참관하려는 인파로 붐비고 있다.

컴덱스가 시작되기 하루전인 12일 오후(현지시각)에 라스베이거스의 관문인 매캐런 공항.

세계 곳곳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이 10여명씩 무리를 지어 공항을 빠져나오자 현지 안내원들은 피켓을 들고 자신들이 맞이할 손님들의 이름을 불러댔다.

공항에서 부터 곳곳에 설치된 슬롯머신에는 이미 관광객들이 달라붙어 머니 게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어서 세계 최고의 도박의 도시를 실감하게 하고 있다.

호텔로 들어서자 숙박업이 본업인지 도박장 운영이 본업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로 성업중이다. 컴덱스로 인해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곳은 역시 호텔.

밀려드는 손님들로 평상시 20∼30달러면 족할 하루 호텔 숙박료가 200∼400달러로 껑충 뛰었다. 그나마도 2∼3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겨우 방을 구할 정도여서 방값이 비싸다고 감히 투정도 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컴덱스 하루전이라서 그런지 호텔에 체크인을 하는데도 30분에서 한시간씩 걸려 일부 호텔은 아예 식당으로 찾아와 미리 체크인을 하는 모습이다.

한국업체는 컴덱스에 1백80여개가 참가해 미국, 일본, 대만에 이어 네번째로 많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보통 1개 업체에서 7∼8명씩 직원들이 참가하고 여기에 관광을 겸한 참관객들까지 더하면 약 8천명 이상의 한국인이 컴덱스와 관련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10여개에 불과한 한국 식당마다 줄을 서서 식사를 할 정도로 컴덱스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국 식당인 사하라의 손은영 사장은 "평소보다 2배 이상 손님이 많다. 지난해 컴덱스 때에 비해서도 50% 이상 손님이 증가한 것 같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컴덱스로 세계인들이 몰리자 로스앤젤레스에서 소매치기들이 넘어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현지인들이 전했다. 특히 한국인과 중국인이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컴덱스에 참가한 국내 모대기업 관계자가 고가 카메라 등 5천만원 상당의 회사 장비와 여권, 비자 등 일체를 도난 당하는 등 피혜가 발생했다.

한편 컴덱스 참가자들은 개막 하루전 밤늦게까지 전시장에 나와 부스를 꾸미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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