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세포 이식으로 뇌졸중 치료

중앙일보

입력

고환의 세르톨리 세포를 뇌졸중 환자의 뇌에 이식하면 뇌졸중에 의한 뇌세포의 파괴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마약남용연구소의 세사 볼롱건 박사는 12일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웹사이트에 실린 연구보고서를 통해 고환의 세르톨리 세포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뇌졸중 진행중에, 또는 뇌졸중 이후에 위험에 처하게 되는 뇌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시험관 실험과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세르톨리 세포란 고환내의 세관(細管)을 따라 길게 뻗은 세포로 정자세포가 여기에 달라붙어 성장하게 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일단의 뇌세포에 대한 혈액공급이 끊어지며 혈액공급이 중단된 뇌세포는 죽는다. 그러나 몇시간이 지나면 이것이 주변 뇌조직에 있는 세포들의 자살을 유발하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이런 상태가 되면 뇌조직의 손상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볼롱건 박사는 시험관에서 배양된 쥐의 뇌세포에 뇌졸중과 같은 과정을 유발시킨 다음 세르톨리 세포를 주입한 결과 연쇄반응으로 자살하는 뇌세포의 수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같은 연구팀의 폴 샌드버그 박사는 살아있는 쥐에 뇌졸중을 유발시키고 하루뒤에 뇌의 손상된 부위에 세르톨리 세포를 주입한 결과 뇌졸중에 의한 심한 운동장애가 완화되었다고 말했다.

볼롱건 박사는 세르톨리 세포가 만드는 특정 화학물질이 뇌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과 이 화학물질의 정체를 알아냈다고 밝혔다. 볼롱건 박사는 또 세르톨리 세포는 면역체계로부터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남성뿐 아니라 여성 뇌졸중 환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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