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내년 1월 감산 협의"

중앙일보

입력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내년 1월의 각료회담에서 유가 유지를 위한 감산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 로드리게스 OPEC 의장은 12일 빈에서 소집된 OPEC 비공식 각료회담을 끝낸 후 기자들에게 "내년 1월 회동에서 감산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임기의 OPEC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현재 OPEC이 하루 140만배럴을 초과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 추세로 갈 경우 내년 2.4분기부터 유가가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OPEC이 올해 모두 4차례 증산을 단행해 산유량을 하루 370만배럴 가량 늘렸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오는 17일 리야드에서 소집되는 석유 생산.소비국간 모임에서 증산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야드 회동의 "기적을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쿠웨이트의 셰이크 사우드 나세르 알-사바 석유장관도 12일 비공식 각료회담 후 기자들에게 내년 1월 17일 회담 이전에 증산이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OPEC이 발효시킨 가격밴드제가 철회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시장이 건전한 상황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OPEC의 가격밴드제는 유가가 시장개장일 기준으로 연속 20일 이상 배럴당 28달러를 웃돌면 하루 50만배럴 증산하는 반면 10일 연속 22달러를 밑돌면 같은 분량을 감산토록 하는 내용이다.

관계자들은 OPEC이 지난 97년 12월 증산을 결정한지 한해만에 유가가 배럴당 10달러선까지 폭락했음을 상기시키면서 OPEC 회원국들이 이런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연구센터(CGES)의 수석분석가 레오니다스 드롤러스는 내년 4월까지 OPEC이 산유량을 하루 100만배럴 가량 줄여야 유가가 22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은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스키 열차사고로 1백70여명이 희생된 것을 추모하기 위해 정식 각료회담을 13일 오전(현지시간)으로 연기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이 사무총장으로 옮김에 따라 공석이 된 OPEC 의장직은 차킵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이 맡으며 6개월마다 나이지리아측과 교대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유가는 지난 10일 현재 서부텍사스중질유가 12월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34달러선을, 브렌트유는 32달러선을 각각 유지하는 강세를 보였다. (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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