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고농축 우라늄 희석 … 무기원료로 못 쓰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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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제1차 핵안보정상회의(워싱턴) 이후 8개국에서 480㎏의 고농축우라늄(HEU)이 폐기됐다. 현재 지구상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은 HEU 1600t과 플루토늄 500t으로, 핵무기 12만6000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27일 합의된 HEU와 플루토늄의 ‘제거’ 노력은 평화적 사용 목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정제와 농축을 거쳐 고농축으로 만든 무기용 핵물질을 희석해 원자력 발전소의 연료나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HEU가 꼭 필요한 연구·의료용 HEU는 대체 물질을 사용함으로써 HEU를 없애자는 노력이다. HEU는 천연 우라늄에 0.71% 포함돼 있는 핵분열성 우라늄(U)-235의 농도를 90% 이상으로 농축한 것이다. 25㎏이면 핵무기 한 개를 만들 수 있다. 핵물질 제거는 HEU 농축 과정에서 U-235를 잃은 ‘감손 우라늄’(depleted U)이나 천연우라늄과 섞어 발전소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농도 2~5%의 ‘저농축 우라늄’(LEU)으로 희석(downblending)하는 것이다. 무기용 원료의 농도를 낮춰 재사용하는 개념이다.

 우라늄(94%)과 플루토늄(6%)을 혼합해 경수로용 혼합핵연료(MOX)를 제조함으로써 HEU와 플루토늄을 제거할 수도 있다. HEU 희석 기술이 부족한 나라들은 미국이나 러시아 등으로 넘겨주는 방법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핵물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는 1980년대 후반 이후 각각 10.5t과 64t의 HEU를 폐기했다. 핵무기 3000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고농축우라늄(High Enriched Uranium)=핵연료나 핵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천연 우라늄을 농축시킨 것. 천연우라늄은 핵분열을 하는 우라늄(U)-235의 함량이 0.71%지만 정제하고 농축해 U-235를 2~5%까지 농축하면 저농축우라늄(LEU), 90% 이상으로 농축하면 고농축 우라늄이 된다. 핵무기에 쓰려면 U-235를 95% 이상 농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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