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시대 주역 맡은 김혜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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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하다? 좋아요. 당당하다? 좋아요. 싫어하는 말? 뚱뚱하다, 살쪘다요. "

'국희' 에 이어 이승렬PD의 신작 '황금시대' 에 출연하는 김혜수와의 인터뷰는 유쾌했다.

흔히 '건강미인' 의 대표로 꼽히는 그이지만, 촬영 사이 짧은 만남 동안 돋보인 것은 몸매가 아니라 유달리 반짝이는 커다란 눈과 주저없는 달변이었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스타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봐요. 갖고 갈 수 밖에 없는 저의 일부분이 돼버린 거죠.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대중이 보는 것에 오히려 제 자신이 못보는 제 모습이 있을 수도 있죠. "

'황금시대' 에서 김혜수의 역할은 민족자본을 고수하려던 은행가 아버지를 일본과 결탁한 세력에게 잃고 남의 집에서 어렵지만 강인하게 자란 희경. 광철(차인표) 과 용호(박상원) 사이에서 사랑의 삼각관계에 빠지는 한편으로 학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비누제조공장을 사업으로 키워나간다.

"드라마에 '장면을 위한 장면' 이 불필요하듯이 연기자가 '변신을 위한 변신' 에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고 잘라 말하긴 했어도 시대배경이며 인물성격이 '국희' 때와 유사한 점은 아무래도 부담. 그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중" 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영화 '신라의 달밤' 촬영을 내년으로 미루면서까지 '황금시대' 를 선택한 것은 이승렬PD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 때문. "완벽주의자예요. 방송일정에 쫓겨 한 시간이 아까운 촬영현장에서도 아니다 싶으면 대본을 고쳐요. '국희' 때는 몰딩기계 설명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 한참이나 기계를 아는 분한테 설명을 듣게 했을 정도예요. "

SBS '김혜수의 플러스유' 의 종영 뒤 최근 초등학교 동창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얘기를 할 때 한결 눈이 빛났다.

연기 이외에 뭔가 창의적인 열정을 쏟을 곳을 끊임없이 찾아온 그는 요즘은 웹 상에서 사진작업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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