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결산] 관중 22% 뒷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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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야구가 현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올 프로야구는 '제2의 IMF' 로 불릴 만큼의 절망과 '르네상스의 시작' 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희망을 동시에 던져줬다.

◇ 제2의 IMF

지난해보다 관중이 22.14%나 줄어든 것은 프로야구의 재산인 팬들이 경기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증거다.

올해 이처럼 관중이 감소한 것은 ▶페넌트레이스 도중 시드니올림픽이 열렸고▶일부 팀의 독주 속에 상.하위 팀이 극명하게 갈라져 순위 경쟁의 묘미가 사라졌으며▶스타 플레이어들의 잇따른 해외 진출로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할 스타 플레이어가 줄어든데다▶그라운드에서도 승부에만 집착, 팬을 위한 야구를 외면하고 타이틀 만들어주기.져주기 등 순위 경쟁에만 집착하는 야구가 당연시됐고▶잠실구장을 제외하고는 메이저리그의 눈높이에 길들여진 야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주지 못하는 열악한 인프라 등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승리 지상주의와 구단 이기주의는 국내 프로야구의 고질병으로 이 두가지가 개선되지 않으면 성숙해진 팬들의 요구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 르네상스 징후

"한국시리즈 6, 7차전에 올시즌 처음으로 수원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에게서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다" 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의 말처럼 올시즌 프로야구는 마지막에 부활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승부에는 관중이 모인다는 진리를 확인한 것이다. 또 시드니 올림픽에서 잇따라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한 것은 한국 야구의 국제적 위상과 자신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추진 중인 야구월드컵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정상에 도전해 볼 만한 의욕을 갖게 된 것이다.

KBO는 조만간 야구인과 관계자, 팬들이 참가하는 공청회를 열어 내년 시즌 리그 구성과 프로야구 중장기 발전계획에 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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