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2년만에 우승 감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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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 : 개막 '전철 시리즈'
◇ 1차전 : 현대 '먼저 갑니다'
◆ 2차전 : 현대 V2 '성큼성큼'
◇ 3차전 : 현대, 우승 '-1'
◆ 4차전 : 두산 '기사회생'
◇ 5차전 : 두산, 타선 폭발 2연승
◆ 6차전 : 뚝심의 곰 '가자 7차전

'백색 공포' 퀸란(현대)의 도깨비 방망이가 "딱!" 하는 경쾌한 파열음을 낼 때마다 뿔이 한개 달린 일각수(一角獸.유니콘)는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했다. 그 힘찬 걸음 앞에 곰의 뚝심도 무너져 내렸다.

현대가 대망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누가 뭐래도 그들은 최강이었다. 초반 3연승 이후 3연패를 당해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강자다운 저력으로 끝까지 매달리는 두산을 뿌리치고 정상 정복 축배를 들었다.

현대는 7일 수원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공포의 8번타자 톰 퀸란이 홈런 두개를 포함해 역대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타점 타이기록인 6타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친데 힘입어 6-2로 낙승, 1998년 첫 우승 이후 2년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퀸란은 선제 2타점 2루타, 결승 3점홈런, 쐐기 1점홈런을 때리며 7차전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열다섯살 차이' 조계현(36.두산)과 김수경(21.현대)이 선발로 나선 7차전은 입동(立冬) 추위가 그라운드의 열기를 시샘하듯 9.1도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 벌어졌고 추위는 패기를 앞세운 김수경에게 힘이 됐다.

김수경은 "노련미에서 뒤져 다소 불리할 것" 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패기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7과3분의1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 시리즈 2승을 거두며 차세대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반면 조계현은 '외국인 타자에게 바깥쪽 높은 공은 금물' 이라는 정석을 어기다 퀸란의 벽에 막혔다.

퀸란은 2회말 1사 1, 2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려 방망이 조율을 마친 뒤 두산이 우즈의 솔로홈런과 강혁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4회말 1사 1, 3루에서 회심의 결승 3점포를 터뜨려 우승의 주역이 됐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재미없는 번트야구" 라는 일부의 비난 속에서도 꿋꿋이 팀을 정비, 96년 팀을 맡은 뒤 5년만에 두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승부사다운 기질을 발휘했다.

95년 우승을 차지한 뒤 5년만에 패권 탈환을 노렸던 두산은 초반 3연패 뒤 3승을 올리며 추격에 나섰으나 결국 기적을 만들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이날 수원 구장에는 경기시작 2시간 전 표가 완전 매진돼 되살아난 야구열기를 반영했다.

한편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 모두 페넌트 레이스 성적에서 앞선 팀이 승리를 거둬 '시즌 성적=최종 성적' 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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