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택 많은 단지는 ‘우수수’…희비 교차하는 개포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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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소형주택을 더 많이 지으라는 서울시의 권고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줄줄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개포지구의 가격 하락세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기존 주택의 100%가 전용면적 60㎡ 이하로 채워져 있는 1•3•4단지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소형주택 정도에 따라 단지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다.

20일 개포지구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3단지 36㎡형의 매매가격이 이달 들어 1억원이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의 재건축 계획안대로 아파트를 새로 지으면 112㎡형(이하 공급면적)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었지만, 서울시의 권고에 따라 소형주택을 많이 짓게 되면 83㎡형을 받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중개업소들은 말한다.

현재 이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5억4000만원으로, 4단지 36㎡형과 비슷한 수준에 형성됐다. 개포동 동명공인 이형관 사장은 "같은 36㎡형이라도 3단지가 대지지분이 커 4단지보다 1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됐었지만, 소형주택 확대 방침에 따라 이달 들어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1단지의 가격도 연일 하락세다. 대지지분이 가장 커 인기가 좋았던 56㎡형조차 심리적 저항선인 9억원이 무너졌다. 현재 8억8000만~9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주택형이 클 수록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정애남공인 정애남 사장은 "1단지 56㎡형은 그 동안 최하 9억원 이하로는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이달 들어 9억원 이하의 물건들이 나오고 있다"며 "악재가 걷히기 전까지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단지는 소형주택 더 늘리지 않아도 될 듯

반면 2단지는 ‘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보름 전에 비해 시세는 1000만~2000만원 가량 내렸지만 거래도 잘 되고 문의도 많다. 2단지는 현재 총 1400가구로 이 가운데 전용 60㎡ 이하 소형이 660가구다.

▲ 개포지구에 서울시의 소형주택 확대 방침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서울시의 소형주택 강화비율을 적용하면 660가구의 절반인 330가구만 전용 60㎡ 이하로 지으면 되는데, 2단지의 정비계획안에는 이미 60㎡ 이하 611가구를 짓도록 계획돼 현재의 재건축 정비계획안대로 재건축이 가능하다.

현재 25㎡형은 4억5000만원, 53㎡형은 7억1000만원, 63㎡형 8억7000만원, 83㎡형 11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우정공인 김상열 사장은 "다른 단지들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영향을 받아 가격이 다소 하락했지만 25㎡형이 이달 들어 3건, 63㎡형이 1건 거래가 됐을 정도"라며 "다음달에 기존의 재건축 계획안으로 2단지와 서울시가 따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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