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5년마다 제도 손질 … 고갈 위험 있으면 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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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민연금은 360조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매달 2조원 정도 쌓인다. 보험료·기금운용수익이다. 2043년에는 1056조원까지 올라간다. 그때를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60년에는 고갈된다. 현재의 제도를 내버려 두면 지금 20세 청년이 68세가 될 때 적립금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고려대 박유성 교수는 기금 고갈 시기가 2049년으로 당겨지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때는 청년의 나이가 57세다.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해 보험료를 부었는데 할아버지·아버지 세대가 다 찾아가고 자신들에게는 돌아올 게 없다고 불만을 표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 측은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어떤 식으로든 제도를 손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연금에 대한 불신이 다시 생길 수 있다. 2007년 노무현 정부가 국민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연금 개혁을 완수한 덕분에 연금의 인기가 급상승했는데 그걸 까먹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은 인구·임금·경제성장률·출산율 등 각종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5년마다 살림살이를 다시 따져(재정 재계산제도) 대책을 세운다. 2003, 2008년에 이어 내년에 그 작업을 해야 한다. 내년 작업을 앞두고 박 교수가 논쟁에 불을 댕긴 것이다. 재정 재계산이 워낙 복잡해 그동안 아무도 연금공단에 토를 달지 않았는데 박 교수가 처음으로 치고 나갔다. 그는 통계 전문가로서 국민연금이 사용한 분석 틀을 활용해 독자적인 모형을 개발해 이번에 ‘2049년 기금 고갈’ 휘슬을 불었다.

 박 교수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2033년까지 조기노령연금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면 고갈 시점을 2056년으로 늦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연금보험료 인상을 제안한다. 지금 9%(절반은 회사 부담)인 연금보험료를 2015년부터 5년마다 0.57% 포인트씩 올려 2030년에 11.85%까지 올리자고 한다. 이럴 경우 고갈시점이 2055년으로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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