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김응용 감독, 대폭적인 삼성 물갈이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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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삼성 전력으로는 도저히 우승할 수 없다"

18년동안 몸담았던 해태를 떠나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응용 감독이 선수단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30일 서초동 소재 삼성레포츠센터에서 5년동안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총13억원의 조건으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제11대 감독으로 취임한 김응용 감독은 "삼성이 우승하기 위해 전폭적인 트레이드와 신인 스카우트를 통해 팀 전력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취임 일성을 터뜨렸다.

삼성은 지난 수년 간 전력 강화를 위해 5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뿌려 다른 구단의 질시를 받았던 팀.

그럼에도 김 감독은 "우승에 반드시 필요한 투수력은 물론 공격력과 수비력에도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해 올 겨울 삼성 선수단에 상당한 변화가 일 것을 시사했다.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보지 못했던 삼성은 프런트의 입김이 세기로 소문난 구단이다.

선수단 운영에 프런트의 역할이 강하다 보니 야전 지도자들은 운신의 폭이 타구단보다 좁았고 지난 19년동안 무려 10명의 감독이 거쳐갈 만큼 사령탑의 수명이 짧았다.

하지만 삼성은 '우승 청부사'로 데려온 김응용 감독에게 상당한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인 5년의 장기계약을 맺은 점이 눈길을 끈다.

신필렬 삼성 사장은 "그동안 삼성의 문제점은 단기적인 성과에 너무 매달렸던데 있다"며 "김감독에게 장기계약을 제의한 것은 긴 안목을 갖고 강한 팀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다"고 설명했다.

선수단 운영에 전권을 위임받은 김응용 신임 감독은 선수들 뿐만아니라 코칭스태프도 대폭적으로 교체할 뜻을 비쳤다.

"해태 코치 중 2명을 데려 올 생각이다"고 밝힌 김감독은 "선동열도 상당히 탐나는 코치 후보"라고 덧붙여 귀추가 주목된다.

김감독은 또 "프로야구 감독이라면 내년 시즌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지만 현재 전력으로서는 쉽지 않다"고 설명한 뒤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삼성을 강인하고 끈끈한 저력을 가진 팀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각오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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