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와 이별하는 김응용감독

중앙일보

입력

"18년 동안 정들었던 해태를 떠나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김응용 감독은 30일 서울 남영동 해태사옥에서 정기주 사장이 배석한 가운데 가진 해태와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친정팀을 떠나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지리산 등반중 손을 다쳐 붕대를 감고 나온 김 감독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구단과 광주 시민 뿐만 아니라 해태 팬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석별의 인사를 했다.

삼성 라이온스로 자리를 옮기는 김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회사(해태)가 빨리 정상화 돼 다른 구단과 동일한 조건으로 야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해태의 발전을 기원했다.

정 사장도 "존경받는 인물이 없는 사회에서 김 감독이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김 감독의 앞길을 축복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 해태를 떠나는 소감은.

▲막상 떠나게 됐는데도 솔직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의 내가 있도록 해준 구단과 광주 시민 뿐만 아니라 해태를 아끼는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야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게 이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해태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빨리 우리회사(해태)가 정상화돼서 다른 구단과 같은 여건속에서 야구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해태에 있으면서 가장 애착이 갔던 선수는.

▲너무 많아 이 자리에서 일일이 열거하기 어렵다.

-- 앞으로 사령탑을 맡을 삼성에 대한 평가는.

▲지금의 삼성 전력으로는 도저히 우승할 수 없다. 선수와 코칭 스태프에 대한 보강과 트레이드가 필요하다.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투수력도 부족하고 공격과 수비도 너무 단순하다. 한방을 쳐서 점수를 뽑는 단순한 야구로는 힘들다.

-- 코칭 스태프와 선수 보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름대로 구상한 것이 있지만 삼성과 얘기한게 없어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

-- 삼성을 어떤 팀으로 만들고 싶나.

▲우선 이겨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승하기 위해서는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 첫째 과제는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의 트레이드와 스카우트다.

-- 선동열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에게 삼성 투수코치직을 제의했다는데.

▲아직 삼성과 사인도 하지 않았고 선동열 본인에게도 얘기한 적도 없다.

-- 내년 목표는 우승인가.

▲현재 선수로는 우승할 수 없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만 한다.

-- 후임인 김성한 감독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성한 감독은 나보다 영리하고 선수생활도 나보다 훨씬 화려했다.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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