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영건', 한국시리즈 진출 열쇠

중앙일보

입력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젊고 힘있는 투수들을 가리켜 '영건(Young Guns)'이라고 부른다.

두산이 LG를 3-1로 물리친 27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은 두산의 '영건' 구자운(20), 이혜천(21), 박명환(23)의 위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두산 선발투수로 등판한 구자운(20)은 이날 시속 145㎞를 넘나드는 빠른 볼로 LG타자들을 윽박지르며 7⅔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삼진 7개를 곁들이는 눈부신 호투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구자운은 이미 2차전에도 선발로 나와 성급한 투구로 2⅓이닝 동안 3실점(2자책)하며 쓴맛을 봤지만 이날은 3회 2사에서 유지현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고도 젊은 선수답지 않은 침착한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비록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구자운의 호투가 없었더라면 LG 최향남의 구위에 눌리고 있던 두산으로서는 5차전을 내줄 수도 있었다.

구자운의 뒤를 이은 이혜천도 최고시속 150㎞의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두 타자를 간단히 잡아내고 1승을 올렸다.

올시즌 중간 계투로서 선발진이 약한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낸 이혜천은 플레이오프 최다등판(5번) 및 최다승(2승) 타이기록도 세웠다.

9회초 1사, 두 타자를 남기고 마무리로 등판한 투수는 두산 '지킴이' 진필중이 아니라 '돌아온 영건' 박명환.

부상으로 2년째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박명환이지만 끊임없는 재활 노력으로 중요한 순간에 팀을 도울 수 있게 됐다.

146㎞에 달하는 빠른 직구를 던진 박명환의 구위에 LG의 중심타자 스미스와 양준혁은 포수 파울플라이와 1루 땅볼로 힘없이 물러났고 박명환 역시 플레이오프 최다세이브 타이(2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이들 세 투수의 장점이자 공통점은 젊고 힘이 좋은데다 시속 150㎞에 가까운 강속구로 무장했다는 점.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무너진 두산이지만 올시즌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넘어 3번째 챔피언 등극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2년은 타력에 비해 투수력이 빈약해 단기전에서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없었지만 올해는 박명환이 가세한데다 구자운과 이혜천이 제몫을 해주고 있어 전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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