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김재박감독 "LG는 껄끄러운 상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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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올지 전망하기 힘들다. 박명환이 가세한 두산이 글쎄…. "

지난 2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을 관전한 현대 김재박 감독(사진)은 한국시리즈 상대팀 점치기를 망설였다.

김감독은 "누가 올라오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야구는 모른다. 그래서 재미있다" 며 '그라운드의 여우' 답게 속내를 내비치지 않았다.

단지 부상을 털고 플레이오프 세 경기에 마무리로 등판해 제 역할을 다한 박명환의 두산에 가능성을 더 두는 눈치였다.

현대는 올시즌 LG와 맞붙어 10승9패로 다소 고전한 반면 두산에는 12승7패로 확실한 우위를 지켰다.

김감독이 두산이 올라오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것은 정민태-김수경-임선동 선발 3인방이 12승 가운데 8승을 챙기며 두산 타선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LG 좌타자 라인을 상대로 정민태가 2승을 거뒀을 뿐 김수경은 1승2패로 고전했고, 임선동은 4승1패를 기록했지만 두산전(10실점)보다 많은 14점을 뺏겼다.

김감독은 LG와 두산이 7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는 듯 여유를 보이면서도 두 팀 전력탐색에 열을 올렸다.

정진호.신언호.김성갑 코치와 본부석 앞자리에 자리잡은 김감독은 경기 내내 메모를 하면서 스톱워치로 정수근 등의 도루 시간을 체크했고 비디오 카메라로 두팀의 수비 위치와 타구 방향을 좇았다.

김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은 상대 팀에 관계없이 정민태를 내세울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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