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토륨 원자로’ 개발 경쟁,印, 시험용 원전 추진...美·中 착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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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호 05면

지난해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를 계기로 세계 각국이 앞다퉈 안전한 원자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그중 뚜렷한 추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우라늄 대신 토륨을 원료로 쓰는 ‘토륨 원자로’다. 프랑스 국책연구기관인 과학아카데미의 에두아르 브레쟁 연구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르 피가로 기고문을 통해 원전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토륨 원자로’를 제시했다.

토륨 원자로는 핵연료로 우라늄 대신 방사성 원소인 토륨(Th·원자번호 90)을 쓴다. 토륨은 우라늄과는 달리 자기 혼자서는 핵분열을 하지 않는다. 중성자와 충돌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제어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핵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성균관대 물리학과 홍승우 교수는 “특히 가속기 구동방식(ADS)으로 토륨 원자로를 운영한다면 미임계로(未臨界爐·스스로는 핵분열이 지속되지 않는 원자로) 상태에서 운전하기 때문에 가속기가 꺼지면 원자로도 꺼지게 돼 있어 안전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토륨 원자로는 또 방사성 폐기물의 양이 매우 적고, 원료인 토륨 매장량이 무한하다는 것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브레쟁은 “토륨 원자로를 활용하면 인류는 원자로 가동에 필요한 수천 년 동안의 연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 수요가 많은 세계 각국은 앞다퉈 토륨 원자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도는 약 10년 전부터 토륨 원자로를 개발해 왔다. 지난해 11월 인도 바바원자력연구소(BARC)의 라탄 쿠마르 신하 소장은 “시험용 토륨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부지 선정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중국과학원이 방사성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토륨 원자로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미국도 최근 에너지부(DOE) 소속인 아르곤연구소, 오크리지연구소 등 6개 국립연구소가 토륨 원자로 개발백서를 발간했다. 미국 의회도 발을 맞추고 있다. 2010년 상원의원인 해리 리드와 오린 해치가 토륨 기반 핵연료 개발을 위한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빌 게이츠도 토륨 기반 원자로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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