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조계현, '불타는 투혼'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한 '싸움닭' 조계현(36.두산)이 다시 한번 노장의 투혼을 과시했다.

조계현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동안 5안타를 산발시키며 무실점으로 호투, 소속팀 두산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에서 패배,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두산으로서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승리였고 조계현도 개인적으로 96년 10월 22일 한국시리즈 5차전 선발승 이후 4년만의 포스트시즌에서의 승리로 의미가 더했다.

이날 경기에서 조계현은 직구의 최고 시속이 130km대에 불과했지만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와 절묘한 제구력으로 LG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조계현은 주자가 있는 경우에도 욕심을 내지않고 맞춰잡는 침착한 투구로 번번이 위기에서 탈출하며 프로 11년차의 관록을 재차 과시했다.

'93시즌과 '94시즌 2년 연속 다승왕에 오르며 90년대 중반까지 해태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조계현은 지난해 삼성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방출되며 '퇴물' 취급을 받았던 선수.

올시즌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시즌 초반 전성기를 연상시키는 투구로 팬들의 기대를 받았던 조계현은 어깨 이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탈락했지만 두달만에 1군에 복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1군에 복귀한 뒤 시즌 막판 4연승 행진을 달리며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을 예고한 조계현은 지난 20일 열렸던 1차전에서도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6⅓이닝동안 1실점하며 제몫을 다했다.

포스트시즌에서만 7승1패를 기록,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조계현은 "후배들을 이끌고 반드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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