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가입, 증시 침체기에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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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증시 침체기가 주식형 펀드 가입에는 오히려 유리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가가 바닥권에 머물러 추가 하락의 위험이 작고, 상승 여력은 커 위험에 비해 수익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경기는 2~3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 주식시장도 이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로 인해 증시 침체기에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높은 수익을 올린 반면, 증시 호황기에 가입한 사람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현대투신운용이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 말까지 한국.대한.현대 등 3대 투신이 설정한 주식형 펀드의 설정 시기와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종합주가지수 500대에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평균 36.2%의 수익을 올렸다.

이에 반해 지수 900대나 1, 000대에서 가입한 투자자들은 각각 -18.9%, -24.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이후 지수가 800대에서 25일 현재 542로 하락해 펀드 수익률은 이보다 크게 하락했을 것으로 보이나 지수 500대에서 가입한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가 지수 800대 이상에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손실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뮤추얼펀드의 대명사인 박현주 펀드의 경우 주식시장 침체기였던 지난해 1월 가입한 투자자들은 연말에 환매했을 경우 1백% 안팎의 수익을 달성한 반면, 증시 호황기였던 지난해 12월 가입한 투자자들은 최근까지 -40%의 수익률로 원금 손실을 경험했다.

한국투신운용 조영제 사장은 "국내 펀드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세를 탄 지 6개월에서 1년이 지난 후에야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면서 "이 때는 주가가 이미 꼭대기에 다다라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조사장은 "국내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최저점 수준이므로 추가 하락보다 점진적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주식형 펀드 투자자라면 투자에 나설 시기가 됐다" 고 덧붙였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주식형 펀드 투자는 가입 시기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면서 "앞으로 증시 전망을 불확실하게 보는 투자자라면 주식에 투자할 자금의 3분의1을 현 지수대에서 투자한 후 3개월과 6개월 후 3분의1씩 나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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