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면에서 암환자 감염 치료물질 추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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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자들이 인도양에 서식하는 해면에서 에이즈나 암환자의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화합물질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미국 하버 브랜치 연구소의 피터 맥카시 박사팀은 인도양 세일셸제도의 연안에 서 발견된 플라키니스트렐라(Plakinistrella)라는 해면에서 분리한 물질이 에이즈와 암환자의 감염치료에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 화합물은 고리형 과산화산으로서 항진균성 물질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인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은 실험결과 피부감염을 일으키며 에이즈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칸디다스 알비캔스(Candida albicans)나 화학요법으로 치료받는 암환자의폐에 감염돼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는 아스페르길루스 후미가터스(Aspergillus fumigatus)같은 병원균에 모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현재 진균을 치료하는데는 암포테리신 B가 사용되고 있지만 암포테리신 B는 그독성으로 인하여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에 새로운 항진균 물질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균류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미생물로 빵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효모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캔디다스 알비캔스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 이 균을 지니고 있지만 면역체계가 정상이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에이즈 환자나 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아 면역체계가 약화된 사람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버 브랜치 연구팀은 이번에 인도양에서 가져온 3천5백개의 해면 샘플의 성분을 검사한 결과 이중 101개가 약리적 효능이 있는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맥카시 박사는 "바다는 열대림처럼 수많은 생물자원이 서식하는 보물창고와 같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새로운 물질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해면과 같은 생물은 자신을 보호할 특별한 방어장치가 없기 때문에 병원균을 물리치는 화학물질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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