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조성원 사상 첫 토종 득점왕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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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LG 세이커스에 새 둥지를 튼 '캥거루 슈터' 조성원(29)이 시범경기에서 고감도 슈팅으로 득점부문 1위를 달리며 사상 첫 토종 득점왕에 오를 가능성을 예고했다.

20일 현재 조성원은 2경기에서 57점을 쏟아부어 경기당 평균 28.5점으로 용병 아티머스 맥클래리(삼성)와 데이먼 플린트(동양)를 제치고 득점 선두에 올라 LG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5시즌째를 맞고 있는 한국 프로농구에서 개인기록 부문은 외국선수들의 독무대나 다름없었고 특히 득점왕은 국내 토종선수들이 꿈도 꾸지 못하던 용병들의 성역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선수들은 어시스트나 3점슛 타이틀을 노릴 뿐이었으나 올시즌은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시범 경기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조성원의 절정에 오른 슛감각을 보면 최초의 토종 득점왕 탄생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시즌 전 양희승(현대)과 맞트레이드된 조성원은 호주 전지훈련에서 가진 현지프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한 경기에 무려 55점을 폭발시키는 등 경기당 평균 6.3개의 3점슛으로 29.4점을 올리며 물이 올랐음을 입증했다.

새 유니폼 냄새가 가시기도 전에 LG의 간판슈터로 자리잡은 조성원은 기복이 심하지 않고 슛이 터지기 시작하면 누구도 막기 힘든 스타일이어서 부상과 슬럼프만 없다면 평균 25점대 이상은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경기당 평균 25-30점 사이에서 득점왕이 결정된 사례를 볼 때 몰아넣기에 능한 조성원이 몇 경기만 분발한다면 득점 1위가 힘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조성원의 장점은 빠른 발놀림으로 수비를 따돌린 뒤 고무공같은 탄력을 이용해 터뜨리는 타점 높은 3점슛과 허를 찌르는 골밑돌파.

그러나 180㎝의 단신인 조성원이 수비에 허점을 보이는 탓에 샐러리캡 때문에 고민하던 현대는 검증된 득점력을 인정하면서도 추승균 대신 그를 내보냈다.

이 때문에 조성원은 확실한 득점원 확보를 위해 자신을 선택한 LG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어 동기 부여도 확실히 된 셈이다.

김태환 LG감독은 "조성원은 1:1 능력이 뛰어나고 자신있게 플레이하는 데다 출장시간도 현대에 있을 때보다 길어질 것이기 때문에 득점왕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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