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박경완·이승엽 PO서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진정한 강타자라면 중요한 순간 한 방을 터뜨려야 한다.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과 '포도대장' 박경완(현대)이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 가운데 누가 화끈한 방망이를 과시하느냐가 플레이오프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

삼성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힘겹게 물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중요한 순간 터진 이승엽의 한 방이 큰 몫을 했다.

1차전 9회초 결승 투런홈런으로 첫 승을 안긴 뒤 배수의 진을 친 3차전에서는 1회초 1루주자 정경배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좌중간 2루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삼성 벤치가 막강 마운드를 자랑하는 현대를 상대로 한판 승부를 벼르는 데에는 이승엽의 방망이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시즌 최다홈런인 54개로 홈런왕에 올랐지만 올해 방망이가 무뎌지면서 홈런 36개에 그쳐 박경완(40개).우즈(두산.39개).퀸란(현대.37개)에 이어 4위로 처졌다.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이승엽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올해 홈런왕 박경완이 포수 마스크를 끼고 지켜보는 앞에서 대포를 쏘아 올리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는 것이다.

생각지도 않던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쥔 박경완은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결혼해 올해를 최고의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박의 강점은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몰아치기. 시즌 초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터뜨렸고 지난달 1일에는 3연타석 홈런까지 때려내며 몰아치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게다가 홈런 30개 이상 때려낸 타자가 박경완 외에도 퀸란과 박재홍(32개)까지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 박경완으로서는 부담없이 방망이를 휘두를수 있어 이승엽보다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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