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하늘사랑 합병 지연될 듯

중앙일보

입력

19일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이었던 한글과컴퓨터(한컴)와 계열사인 하늘사랑의 합병이 일단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들 회사의 합병에 대한 향후 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컴과 하늘사랑의 합병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한컴의 주가하락이다.

한컴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하늘사랑과의 합병을 결정할 당시의 가격인 1만3천10원을 기준으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는데 현재 주가가 7천원대로 5천원이상 차이가 남에 따라 기관투자가 등 주주들의 반대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컴 입장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들여 주식매수청구권에 응하기에는 출혈이 너무 크다.

이와 관련 한컴의 재무담당 이성훈 상무는 "일단 주가가 너무 떨어져 19일 주총에서 합병을 의결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컴은 다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건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상무는 "다시 주총을 시도할 것이고 가능한한 빨리하겠다"며 "주총을 다시열게 되면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현재 시가로 새로 정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컴은 e-마켓플레이스인 `예카'' 등 인터넷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추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하늘사랑과의 합병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비록 시기가 늦어질 지는 몰라도 어떻게든 합병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차 합병 시도가 무산될 경우 하늘사랑을 달래야하는 어려움에도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늘사랑은 국내 최대 인터넷 채팅 사이트 운영업체로 올해 81억원의 매출에 18억원의 당기 순이익이 예상되며 최근 해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늘사랑이 이사회에서 한컴과의 합병을 결정할 당시, 나종민 사장이 이사들을 설득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이 회사의 주주인 직원들도 한컴과의 주식 교환 비율이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 1대1.1로 거의 대등한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따라서 19일 양사의 주총에서 합병건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주식 교환 비율 등 합병 조건이 달라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하늘사랑 관계자는 "한컴과의 합병 방침은 변함이 없지만 내일 주총에서 합병건이 의결되지 않을 경우 합병과 관련 양사가 합의했던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컴은 19일 합병이 무산될 경우 입장을 정리 하기 위해 하늘사랑 나종민사장을 포함한 긴급 이사회를 18일 오후 2시에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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