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 흑자 탈바꿈

중앙일보

입력

일본의 닛산자동차가 프랑스 르노의 '신탁통치' 를 받은 지 18일로 1년을 맞았다.

르노는 지난해 닛산의 최대주주(36.8%)가 된 뒤 카를로스 곤 사장을 파견,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곤 사장은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밀어부쳐 일본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칼잡이' , '장의사' 등의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덕분에 닛산은 일본 구조조정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특히 경비절감에 성공한 것이 효험을 보고 있다. 닛산은 당초 부품 구매비용을 향후 3년간 20%, 올해에만 8%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계획보다 빨리 진행돼 연말까지 10%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닛산의 연간 구매비는 4조엔에 달하며, 전체 경영 코스트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1%만 줄여도 경영 개선에는 큰 효과가 있다.

인원 정리도 순조롭다. 2003년 3월까지 2만1천명을 삭감키로 했는데 지금까지 6천5백명을 내보냈다. 공장 3곳의 폐쇄 작업도 한창 진행중이다. 2002년까지는 2곳을 추가로 폐쇄할 계획이다. 채산이 맞지 않는 영업소를 대폭 정리, 전국적으로 2백곳을 없앴다.

곤 사장은 취임 당시 사장자리를 걸고 닛산을 올해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회계연도에 무려 6천8백44억엔의 적자를 낸 회사를 1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말에 많은 일본인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나 지금 흑자는 기정사실이 됐다. 영업이익 1천1백억엔, 당기순익 6백억엔이라는 목표치로 거뜬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연초 4백엔대였던 주가도 꾸준히 올라 18일에는 6백25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내실에 비중을 두다보니 판매량은 감소하는등 사세는 위축되고 있다. 올들어 일본시장 판매량이 56만8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8%나 줄었다. 3위인 혼다에 언제 추월당할지 모를 정도가 됐다.

이 때문에 닛산이 일본 자동차 업계의 리더로 부활하려면 구조조정에서 멈춰서는 안되며 창의성 넘치는 인기 차량을 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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