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 쿠웨이트전 필승 다짐

중앙일보

입력

제12회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아시안컵)에 출전중인 한국 대표팀이 17일 새벽 1시 45분(한국시간) 트리폴리에서 B조 예선 2차전 상대인 쿠웨이트와 맞붙는다.

1차전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둔 양팀은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쉽게 이길 수 있었던 중국전에서 승리를 놓친 한국팀은 쿠웨이트전에 반드시 승리,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쿠웨이트는 전문가들이 아시안컵이 시작되기 이전에 예선 같은 조 팀들 중 한국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팀으로 예상했을 만큼 어려운 상대다. 단적인 예로 한국은 예선 B조에 같이 속한 세 팀 중 쿠웨이트에게만 역대전적에서 뒤진다. 중국을 상대로 21전 14승 7무, 인도네시아에겐 33전 28승 4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지만 쿠웨이트에게는 17전 6승 3무 8패로 열세에 처해 있다.

특히 81년부터는 2승 2무 4패, 역대 아시안컵에서는 1승 1무 3패로 쿠웨이트에 뒤진다. 다행이 가장 최근 맞붙은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는 1 - 0으로 승리했다.

96년 아시안컵에서 이란에게 2 - 6으로 패해 중도하차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쿠웨이트전이 8강 진출의 고비인 동시에 중동 국가에 징크스를 벗어버릴 수 있는 기회다.

더군다나 쿠웨이트의 최근 국제 경기 전적이 좋지 않다.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한수 아래인 인도네시아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고 아시안컵 이전에 열린 LG컵 두바이 4개국 친선경기에서도 두 경기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패해 공격력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그러나 한국도 수비진의 붕괴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김태영이 부상으로 쿠웨이트전에 출장이 불투명하고 홍명보가 중국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퇴장 당해 출장하지 못한다. 이민성도 아직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은 홍명보의 자리에 강철을 대신 투입하고 박재홍과 심재원을 선발 출장할 계획이지만 여느 때보다 수비진이 약해 보인다.

다행히 한국은 중국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노정윤과 이영표가 이끄는 미드필더와 유럽 진출 후 한층 더 나아진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설기현이 위치한 공격진의 컨디션이 상승세다.

쿠웨이트 역시 노장 스트라이커 알 후와이디와 ‘중동의 호나우도’로 불리는 바샤르 압둘라가 이끄는 공격진과 라 브란, 하지, 부라이키 삼각편대가 이끄는 미드필더가 위협적이다.

허 정무 감독은 쿠웨이트의 양쪽 윙백인 세킨과 알 무타이리가 공격하는 빈틈을 이용하겠다며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양팀 모두 수비진이 최상의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맞붙는 일전인 만큼 미드필더 승부가 승패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노정윤과 이영표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전에서 다소 부진한 박진섭과 유상철 역시 승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선수다.

결국 미드필더를 장악하는 팀이 최후에 웃을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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