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체감경기 썰렁…소비자동향지수 7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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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지난해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그 결과 앞으로 생활형편도 지금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전국 2천3백1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16일 발표한 '올 3분기 소비자동향' 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는 70으로 전분기(95)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체감경기가 이처럼 냉랭해진 이유는 9월 중 국제유가 급등과 반도체가격 하락.대우자동차 및 한보철강 매각 실패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경제상황을 나쁘게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기판단 CSI는 지난 6개월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응답자가 부정적인 응답자보다 많을 때 100을 넘으며, 그 반대일 때는 100 아래로 떨어진다.

소비자들은 또 6개월 후 경기와 생활형편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전망 CSI는 2분기 101에서 70으로 떨어져 1998년 4분기(8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생활형편 전망 CSI도 전분기 97에서 83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소비를 줄이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비 지출계획 CSI 역시 전 분기의 113을 크게 밑도는 102를 기록, 소비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6개월 이내에 부동산을 사겠다는 응답은 4%에 불과,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보다 크게 떨어져 당분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 분기에 66이던 물가전망 CSI는 41로 더욱 낮아져 앞으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 관계자는 "CSI는 심리적 요인이 커 현실과 반드시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경험상 지수가 낮으면 실제 소비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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