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샤르르 샤브샤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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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육수에 각종 버섯과 야채, 그리고 종이장처럼 저민 쇠고기를 함께 넣어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 원래 몽골음식이었던 것이 일본땅을 거쳐 한반도로 건너와 어느새 우리에게도 친숙한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광림교회 건너편에 있는 '샤르르 샤브샤브 (02-515-2526)'의 그것은 다른 집의 맛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먹는 방법부터 독특하다.

각 식탁에 의자수 만큼 전열기가 놓여 있다. 주문을 하면 육수가 담긴 냄비가 손님수에 맞춰 각각의 전열기 위에 올려진다.

곧이어 1인분씩 담긴 야채접시·고기접시와 수저·소스종지·앞접시 등이 세팅된 1인용 쟁반도 손님 개개인 앞에 놓여진다.

같이 온 손님의 음식을 한꺼번에 만들어 나눠 먹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냄비에서 직접 조리해 먹는 것이다.

은은하게 영지버섯 향이 나는 육수도 특이하다.

가다랭이포나 멸치가 아닌 영지버섯·당귀 등 20여개 한약재와 다시마를 넣어 우려냈다고 하니 육수란 표현이 어색하다.

야채접시에 담긴 잎채소도 요즘 건강 쌈재료로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일·치커리·신선초 등 동서양의 온갖 것들이 채곡채곡 수북히 쌓여 있다.

여기에 팽이·느타리·표고버섯과 호박 등을 합치면 야채류만 20가지가 족히 넘는다.

국수·물만두도 따라 나오는데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호박과 물만두를 먼저 넣고 끓이면서 야채를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쇠고기와 데쳐 먹다보면 쓴맛·단맛 등 형용하기 힘든 잎채소 제각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무즙·파·겨자·고춧가루 등을 사용한 소스의 상큼한 맛은 데쳐진 야채의 맛을 한층 돋운다. 마지막으로 국수를 삶아 먹고나면 쇠고기보다는 야채가 매력있는 샤브샤브집이란 생각이 든다.

값은 1인분에 1만3천원. 점심시간(오전 11시~오후 3시)에는 야채의 종류를 절반정도 줄이고 쇠고기 양을 낮춘 9천원짜리 특선메뉴도 있는데 주문할 때 정확하게 요구해야 싼 값에 맛 볼수 있다.

일요일도 영업하며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에 닫는다.

좌석수는 70여석. 주차 가능하나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이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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