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히타치 합작사 설립 긍정적

중앙일보

입력

LG전자가 일본 히타치 제작소와 스토리지 부문의 합작 기업을 설립키로 한데 대해 시장에서 긍정적 시각을 보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일 히타치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합의서에 조인, CD롬과 DVD드라이브등 光스토리지 분야의 연구 개발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히타치-LG 데이터 스토리지''를 오는 11월 1일 공동 출자 형식으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합작 회사는 내년 1월부터 영업을 개시, 세계 시장에 LG전자와 히타치가 생산한 신제품들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분율은 LG 49%, 히타치 51%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전자는 제품 전량을 합작회사에 납품함으로써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고, 히타치의 기술력을 활용해 신제품을 조기에 개발하는 등 시장 선도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합작회사는 2001년에는 2조3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권위있는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의 애널리스트인 메리 크레이그는 이에 대해 "LG전자는 세계 CD롬 드라이브 시장의 점유율 1위이고 히타치는 DVD롬 드라이브의 개발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두 회사의 결합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두 회사가 소매 시장의 실적이 저조하지만 PC업체와 중개상을 포함한 고정거래선들은 이들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CD롬 드라이브 시장에서 16.6%의 점유율로 경쟁업체들을 압도했다. 한편 히타치는 DVD롬 드라이브 시장에서 22%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4분기에도 점유율 선두자리를 고수했다. 반면 히타치는 2.4분기의 점유율이 6위로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와 히타치가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한 것은 비용 절감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HDD(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업체인 맥스터가 경쟁 축소와 비용 절감을 퀀텀을 인수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CD롬 드라이브의 가격은 최근 대당 40달러선 밑으로 폭락했으며 저가를 무기로 한 한국과 대만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IDC의 애널리스트인 볼프강 슐리팅은 이 부문 시장은 성숙단계에 들어섰다면서 생산업체들이 난립,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데이터퀘스트의 크레이그는 LG전자가 CD롬 드라이브와 CD-RW드라이브, DVD롬 드라이브의 기능을 결합한 이른바 ''콤비'' 드라이브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제품은 아직 보급률이 저조해 연간 판매대수는 50만대에 그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합작회사는 광스토리지의 기술 혁신에도 일정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합작회사는 히타치와 마쓰시타가 개발한 DVD램 기술에도 무게를 실어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DVD-RW부문에서는 현재 켄우드와 온쿄, 파이오니어, 산요, 샤프등이 DVD+RW 표준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소니는 DVD+RW와 자체 개발한 DVD-RW 표준를 모두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LG전자는 DVD+RW를 지지하는 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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