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정육점’ 1000곳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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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 프랜차이즈 시대가 열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15년까지 농협을 통해 프랜차이즈 정육점 1000곳을 만들겠다고 17일 밝혔다. 정육점 프랜차이즈는 현재 농협이 운영 중인 ‘안심축산물 전문점’ 158곳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형태다. 올해는 서울의 재래시장과 골목 상권을 중심으로 300개를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4월까지 서울과 6대 광역시에 20곳의 직거래 매장을 만들어 매주 2회 직거래 쇠고기를 팔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정육점은 기존의 소규모 정육점을 현대화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정육점을 해 본 적이 없는 경우는 가맹점을 낼 수 없다. 매장 크기는 33~50㎡(10~15평)로 골목 상권의 중소규모 정육점 형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농협 정종대 축산 전략팀장은 “가맹점이 되면 간판·매대 등을 농협에서 바꿔주고, 농협이 유통하는 축산물을 취급하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농협 유통 쇠고기는 유통 비용이 다른 쇠고기에 비해 6.3% 적기 때문에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쇠고기 가격은 5%가량 싼 수준이 될 전망이다.

 축산물 위생 관리도 강화된다. 농식품부는 2015년부터 거점 도축장에서 반출되는 쇠고기는 포장 유통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포장을 하지 않은 채 몸통째로 정육점에 운반되는 쇠고기 유통 관행이 점차 사라지게 된다. 농식품부는 또 생산자·소비자단체와 협의해 쇠고기·돼지고기 등의 가격 상·하한선도 만들기로 했다. 여인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가격 변동에 따라 안정책을 적기에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기준선 이하로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는 4~6월 배추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회의 보고서를 통해 “겨울배추의 출하량이 평년보다 14% 줄었고, 봄 배추 재배 면적은 평년보다 18% 줄어들 전망이어서 배추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10년 급등했던 배추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배추 재배를 하려는 농가가 줄었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물가는 안정세를 보였지만 이상한파에 따른 채소 가격 상승과 유가 상승으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봄 배추는 최대한 보수적인 수급전망을 토대로 농협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수매·비축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돼지고기도 5~6월 도매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쌀·쇠고기는 가격 급등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선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착한가게’에 대한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현재 2500곳인 착한 가게를 올해 말까지 6000곳으로 늘린다. 이는 개인서비스업소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신한은행과 새마을금고는 착한가게 업주에 대해 업소당 5000만원까지 대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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