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부상투혼 경보선수, 완주

중앙일보

입력

한 무명선수가 부상속에서도 남자 50㎞경보를 완주, 영국 육상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5회 출전이라는 `자신만의 승리'를 일궈냈다.

육상선수로서는 이미 은퇴, 지도자로 나섰서야 할 올해 43살의 크리스 매덕스는 21차례의 주요 대회에서 단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3류선수다.

더욱이 몇주전에 입은 오금 부상 때문에 의사까지 경기에 나서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그는 출전을 감행했고 레이스도중 부상이 도져 걸을 힘도 없었으나 초인적인 의지로 아픈 다리를 끌며 완주했다.

1위 로베르트 코르제니오프스키(폴란드.3시간42분22초)와는 무려 1시간이나 차이가 나는 기록이었지만 매덕스는 경기 도중 몇번이나 포기하고 싶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끝내 승리했다.

매덕스의 올림픽 도전은 실제로는 6번째. 80년 모스크바 올림픽때 처음 대표로 선발됐으나 동.서간의 냉전이 극에 달하면서 영국은 불참을 선언해 첫 도전은 아예 실천에 옮겨지지도 못했다.

로스앤젤레스올림픽과 서울올림픽에 이어 세번째 출전이었던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때 필사적인 노력을 다해 스타디움 밖에 까지 다다랐지만 이미 다른 경기를 끝내고 관중조차 돌아간 스타디움은 그에게 문조차 열어주지 않았다.

매덕스는 "너무 힘들어서 경기를 포기하려고 멈춰서기도 했다. 그러나 그 때마다 관중은 나에게 포기하지 말라며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영국의 항구도시 플리머스에서 가축병원 일을 돕고 있는 매덕스는 "차기 올림픽에 다시 도전해 올림픽 6회 출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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