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 대우차 인수 뜻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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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28일(현지시간) "쉬렘프 다임러 크라이슬러 회장이 대우차 인수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 등 인수 의사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 며 "현대차도 다임러의 뜻을 받아들여 현재로선 대우차를 인수할 계획이 없다" 고 밝혔다.

이로써 다임러-현대차 컨소시엄의 대우차 인수 참여는 어려워졌으며, 분할 인수 의사를 밝힌 제너럴 모터스(GM)가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GM과 단독 협상할 경우 인수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정부도 한 업체와의 매각 협상은 가급적 피한다는 입장이어서 매각방식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鄭회장은 대우차에 대한 위탁경영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 면서도 "대우차 직원 2만5천명의 고용안정이 중요하며 현대차는 포드처럼 포기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는 상황이 바뀔 경우 위탁경영을 받아들일 뜻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鄭회장은 이날 쉬렘프 회장과 독일 슈트트가르트 본사에서 ▶2002년까지 월드카 70만대를 생산하고▶내년 초 전주 상용차 합작법인을 설립하는대로 다임러로부터 주요 부품을 공급받아 상용차를 생산한 뒤 동남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鄭회장과의 일문일답.

- 대우차 문제는 논의했나.
"(쉬렘프 회장이)일절 말하지 않았다. 아예(대우차 인수에 대해)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더라. 김동진 사장이 다임러 부회장에게 이를 화제로 꺼냈더니 대우차 인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얘기를 들었다. 다임러도 포드가 포기한 이유를 어느 정도 파악한 것 같다. 자체 정보도 빠른 데다 나름대로 알아보지 않았겠는가. 그래서 포드가 포기한 뒤 아예 대우차 인수를 얘기하지 않은 것 같다."

- 현대차는 다임러가 없으면 대우차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대차도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다는 것인가.
"우리로서는 지분 10%를 갖고 있는 대주주인 다임러의 입장을 1백%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다임러 몫으로 사외이사도 한명 있지 않은가. 솔직히 기아차를 인수한 지 1년6개월밖에 안된 상황에서 대우차를 인수하기 버겁다. "

-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다는 것으로 보아도 되나.
"포기한다기보다 현재 상황에서는 어렵다는 얘기다."

- 상황이 바뀌면 참여할 것인가.
"흑자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 정부로부터 입찰 참여 의사를 타진받았나.
"공식적으로 받은 바는 없지만 현재로선 여건이 안된다. 하지만 현대는 국내 업체인데 국내 자동차 산업을 생각해서라도 포드처럼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 1차 입찰 제안 때 적극적이었던 것과 입장이 달라진 이유는.
"정부 입장에서 고용안정과 협력업체 유지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 생리상 조금이라도 여력이 있을 때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대우차까지 인수하면 힘들어진다는 판단이다."

- 대우차를 분할해 매각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나.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 현대차가 대우차를 위탁 경영하는 방안은 어떤가.
"검토한 바 없다. 그러나 대우차의 인력이 2만5천명에 달한다. 고용안정을 바라는 정부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현대차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따라서 포드처럼 무작정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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