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앞두고 '난방유 사재기'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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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을 앞두고 경유와 등유 등 난방용 석유제품의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난방유의 경우 여름철용과 겨울철용 제품의 유동점(결빙 온도)이 달라 지금 사재기한 여름철 제품을 보관했다 겨울철에 사용할 경우 기기가 얼어버리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의 경우 이달초 4만-8만배럴 수준이던 경유 하루 판매량이 지난 20일 이후 10만배럴을 훌쩍 넘어 27일에는 17만배럴까지 늘어났다.

또 이달초 4천배럴 수준이던 보일러등유의 하루 판매량도 20일 이후 1만배럴을 넘어서 27일에는 1만2천배럴까지 급증했고 실내등유의 경우도 이달초 1만배럴에서 25일 이후에는 4만배럴 이상으로 3배나 늘어났다.

LG정유의 경우 이달초 3만-6만배럴 수준이던 경유의 하루판매량이 20일 이후에는 9만-10만배럴로 늘어났고 보일러등유.실내등유도 이달초 1만-2만배럴에서 최근에는 5만-6만배럴로 크게 늘었다.

이같이 난방유의 수요가 급증한 것은 경유와 등유의 국제시장 현물가격이 최근 급등, 국내에서도 경유와 등유가격이 다음달에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통업자와 소비자들의 가수요가 일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문제는 경유의 경우 여름철 제품은 0도 이하, 겨울철 제품은 영하 12.5도 이하에서 얼도록 만들어지는 등 난방유는 여름철과 겨울철 제품의 품질이 다르게 돼있고 정유사는 10월1일부터 겨울철용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한다는데 있다.

겨울철 제품이 나오기 전인 9월말에 공급된 이들 제품을 사재기할 경우 이 물량 중 상당수가 유통단계에서 보관되다 11월 이후 겨울철에 소비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정유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여름철용 제품을 겨울철에 사용하면 날씨 변화에 따라 갑자기 얼어버리면서 기관을 막아버리는 등 사고를 일으키게 된다"며 "유통업자나 소비자들이 이점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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