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파리 = 이용택 기자]파리모터쇼에 참석중인 정몽구 (鄭夢九)
현대.기아차 회장은 28일 오후 (현지 시간)
슈트트가르트 다임러크라이슬러 본사에서 쉬렘프 다임러 회장을 만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임러측이 인수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쉬렘프 회장을 만났나.
"슈트트가르트 다임러 본사에서 1시간 가량 만났다. 월드카 문제와 전주 상용차 공장 합작 문제를 얘기했다.

다임러가 처음에는 전주공장을 영세한 공장으로 생각하다 직접 현장을 본 뒤 규모가 큰 것을 보고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또 현대차가 다임러에 비해 시설.기술이 취약하다며 다임러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쉬렘프 회장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임러는 현대차의 소형차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으며 공동기술개발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차 문제는 논의했나.
" (쉬렘프 회장이)
일절 말하지 않았다. 아예 (대우차 인수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는 것같더라. 다만 김동진 사장이 다임러 부회장에게 이를 화제로 꺼냈더니 대우차 인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얘기를 들었다.

다임러도 포드가 포기한 이유를 어느 정도 파악한 것같다. 자체 정보도 빠른데다 나름대로 포기 이유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겠느냐. 그래서 포드가 포기한 뒤 아예 대우차 인수를 얘기하지 않는 것같다. "

-현대차는 다임러가 없으면 대우차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대차도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다는 것인가.
"우리로서는 지분 10%를 갖고 있는 대주주인 다임러의 입장을 1백%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다임러 몫으로 사외이사도 한명 있지 않느냐. 솔직히 기아차를 인수한 지 1년6개월 밖에 안된 상황에서 대우차를 인수하기 버겁다."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다는 것으로 봐도 되느냐.
"포기한다기 보다는 현재 상황에서는 어렵다는 얘기다."

-상황이 바뀌면 참여할 것인가.
"흑자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정부로부터 입찰 참여의사를 타진받았나.
"공식적으로 타진받은 바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여건이 안된다. 하지만 현대는 국내업체인데 국내 자동차 산업을 생각해서라도 포드처럼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 "

-1차 입찰 제안서 적극적이었던 것과 입장이 달아진 이유는.
"정부 입장에서 고용안정과 협력업체 유지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 생리상 조금이라도 여력이 있을 때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대우차까지 인수하면 힘들어진다는 판단이다."

-분할매각을 한다면 참여의사가 있나.
"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현대차가 위탁 경영하는 방안은.
"검토한 바 없다. 그러나 대우차의 인력이 2만5천명에 달한다. 고용안정을 바라는 정부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같은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현대차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포드처럼 무작정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ly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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