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육상스타들, 이변속에 사라져

중앙일보

입력

육상 스타들이 이변의 덫에 걸려 사라지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정상을 달려오던 육상 스타들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의 트랙에서 더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결선에 조차 오르지 못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있으며 이런 이변은 27일 무더기로 쏟아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90년대 여자 단거리와 허들의 슈퍼스타로 각광받던 미국의 게일 디버스(34).

올림픽 100m를 2연패했지만 묘한 징크스에 막혀 따지 못한 허들 메달의 꿈을 위해 은퇴도 미뤘던 디버스는 이날 여자 100m 허들 준결승에서 4번째 허들을 가볍게 넘는듯 했으나 지난 달 베를린그랑프리에서 입은 왼쪽 오금 부상이 도져 5번째 허들 앞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디버스로서는 유일한 경쟁자였던 루드밀라 엔퀴스트(스웨덴)가 은퇴해 금메달이 유력했지만 결정적 순간에 맞은 불운으로 허무하게 생애 마지막 올림픽을 마감했다.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1,500m 챔피언인 누레딘 모르셀리(알제리)도 레이스중 다른 선수 신발의 스파이크에 찍히는 불행속에 결선에 오르지 못하고 말았다.

3차례나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던 모르셀리는 준결승에서 여러 선수들 사이에 끼여 마지막 코너를 돌아 직선주로로 진입, 결승선을 약 80m 남겼을때 옆 선수의 스파이크에 찍히면서 뒤뚱거리다 트랙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결승 진출이 좌절된 것을 확인한뒤 결승선까지 걸어들어가며 슬픔을 달랬던 모르셀리는 "메달을 기대했었는데 무척 아쉽다. 내년 시즌에는 5,000m로 전환해 도전한뒤 뜻한대로 되지 않는다면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마스테르코바도 여자 800m에서 준결승 벽을 넘지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이자 애틀랜타올림픽 우승자인 마스테르코바는 준결승에서 출발선을 뛰쳐 나간지 불과 50m를 지나다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트랙에 주저앉고 말았다.(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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