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휘발유 기승 소비자 주의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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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원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 값이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가짜 휘발유 판매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25일 가짜 휘발유를 제조, 판매한 혐의(석유사업법 위반)로 김모(43)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부터 대전시 중구 옥계동 사업장에서 톨루엔과 솔벤트를 5대5로 섞어 가짜 휘발유 2만여ℓ를 제조, 판매해 1천3백여만원 상당의 수입을 올린 혐의다.

이들은 주로 인천, 경기지역 중고차 매매상들에게 17ℓ들이 휘발유 1통을 진짜 휘발유의 절반 값 정도인 1만2천원선에 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석유품질검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가짜 휘발유를 팔다 적발된 주유소는 114곳.

97년 178건, 98년 235건, 99년 423건 등 계속 증가추세에 있는 가운데 지난 7월엔 수도권의 21개 주유소에서 가짜 휘발유를 판매하다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가짜 휘발유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에 대해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제조 공정이 비교적 단순한데다 유가 폭등으로 인해 가짜 휘발유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가짜 휘발유는 물을 섞어 만든 경우 외엔 시동이 꺼진다든지 운행이 불가능한 상태까지 이르진 않지만, 대체로 엔진 수명을 크게 단축시킬 뿐 아니라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을 배출, 환경오염을 가속화시킨다.

한국석유품질연구소 관계자는 “가짜 휘발유를 육안이나 냄새로 구별하긴 힘들다”며 “평소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연비가 갑자기 큰 폭으로 떨어지거나 엔진에서 금속성의 소리가 날 때는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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