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보따리상 크게 격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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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이 한국 보따리상의 휴대품 반입 중량을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한.중 보따리 무역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보따리 장수들은 "카페리 운임도 못 건지게 됐다" 며 울상이고 카페리 운항 선사들은 휴대 물품과 승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일 부산세관과 한.중 카페리 선사 등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한국의 카페리가 취항하고 있는 칭다오(靑島).톈진(天津).다롄(大連).단둥(丹東) 등의 세관 공고를 통해 "합법적인 행정시행 차원에서 외국 여행객의 수화물을 이용한 위법 활동을 근절하기 위해 9월 20일부터 한.중 항로의 화물 및 속달 화물에 대한 검사와 통제를 철저히 실시한다" 고 밝혔다.

이들 세관은 1994년 9월 제정된 이래 사문화했던 '여객 수화물 관리규정' 을 내세워 여행객 1인당 휴대품을 중량 25㎏.면세금액 1천위안(元)으로 제한해 초과 물품은 통관시키지 않고 있다.

이전엔 휴대품 중량 제한이 없었다. 20일 중국 옌타이(煙台)를 떠나 22일 부산에 입항한 자옥란호를 타고온 보따리상은 70여명에 불과했다. 평소 1백5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장사를 포기한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또 23일 부산발 자옥란호편으로 물품을 싣고간 보따리상은 80명에 그쳤다. 물품도 1인당 평균 30㎏을 넘지 않았다.

지난 16일 부산항 자옥란호편으로 중국에 간 보따리상은 1백60여명에 1인당 휴대 물품이 50㎏을 넘었다. 20일 인천발 위동 페리에는 보따리상 3백40명이 타고 갔으나 21일 인천항에 돌아온 보따리상은 1백50명에 그쳤다.

보따리상들은 "한번에 50㎏ 이상은 가지고 가야 뱃삯을 내고 조금 남는다" '며 "조치가 완화되지 않으면 장사하기가 힘들다" '며 울상이다.

이들은 "최근 한국이 중국산 수산물 수입 검사를 강화하고 인천세관이 반입품 중량 제한을 9월부터 70㎏에서 60㎏으로, 10월부터는 50㎏으로 줄이기로 한 것 등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부산~옌타이간 보따리상 무역 규모는 연간 1백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인천을 근거로 한 보따리 무역상(한국인과 중국 동포)은 2천여명에 이르며 무역액은 연간 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주로 공산품을 싣고 가 올 때는 농산품과 한약재를 가지고 온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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