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진ㆍ배길수 `남북스타' 조찬 만남

중앙일보

입력

윤미진(17.경기체고), 배길수(29.조선체조협회지도원)가 아침 식탁에 마주 앉았다.

윤성범 북한 단장이 전날 이상철 단장에게 "메달 따느라 고생이 많으니 잡수시라"며 인삼주 2병을 전하면서 "내일 아침 양궁 개인.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윤미진과 아침을 하고 싶다"고 해 갑자기 이뤄진 23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전 6시) 조찬에는 윤미진, 배길수 남북한 스타와 양측 단장, 강광성 북한 체조감독, 장영술 한국여자양궁코치 등이 함께 했다.

숙소가 거의 맞붙어 있어 함께 트램을 타고 식당까지 이동,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화제는 주로 양궁, 체조 이야기였고 윤미진은 "최옥실언니가 세계랭킹 12위인 나탈리아 발리바를 꺾어준 것이 큰 도움이 돼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말했고 장영술 코치도 "최옥실은 기본기가 좋고 자세가 안정돼있어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며 높이 평가했다.

장 코치 등은 또 "매년 2-3월 평양에서 국제양궁대회가 열리는 데 우리도 초청됐으면 좋겠다"며 남북한 양궁교류를 타진했다.

지난 13일 밤 윤성범 단장이 이상철 단장의 숙소를 예정없이 방문, '보드카 화합주'를 나눈 지 열흘만에 이뤄진 남북한 단장의 만남은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우호적인 분위기속에 이루어졌다.

이상철 단장은 식사를 마친 뒤 헤어지면서 "격식을 떠나 이렇게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내일 또는 모레, 한가할 때 아예 단장 뿐 만 아니라 본부임원들끼리 만나 회포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윤성범 북측 단장은 "좋은 생각"이라며 손을 흔들고 막판까지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예정인 배길수는 24일 안마 결승에 출전, 금메달에 도전한다.(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