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니폼 고유 컬러로 인지도 높여야

중앙일보

입력

네덜란드 축구팀을 '오렌지 군단' 이라고 부르듯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각국 대표팀 가운데는 고유의 컬러로 인지도를 높인 팀이 많다.

올림픽에서도 네덜란드 선수들은 밝은 주황색 유니폼을 모든 종목에 입고 나와 누구라도 쉽게 네덜란드 선수를 가려낼 수 있게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이처럼 고유한 컬러로 유니폼을 통일하는 현상이 특히 두드러졌다. 노랑.파랑을 고집하는 브라질과 선홍.노랑.검정을 사용한 스페인, 노랑.초록을 대비시킨 홈팀 호주, 하늘색과 흰색.검은색을 사용한 아르헨티나 등은 인지도가 높은 나라들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눈에 띈다. 노랑.선홍.검은색을 기본으로 한 중국의 유니폼은 아직 서구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 관계자들은 쉽게 중국팀을 가려낸다.

우리도 즐겨 사용하는 컬러가 있다. 축구 대표팀이 사용하는 선홍.파랑.흰색 등 태극기에 사용된 컬러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컬러가 '한국의 컬러' 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는 앞에서 예로 든 나라같?통일성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종목마다 유니폼 컬러가 다르다. 흰 상의에 분홍색 하의를 입은 여자 배드민턴 선수는 일본 선수를, 붉은 상의에 흰 하의를 택한 남자 하키팀은 쿠웨이트팀을 연상시킨다. 양궁 선수들까지 오렌지색 상의를 고집하는 네덜란드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경기력이 내용이라면 유니폼은 포장이다. 우리는 국제대회 때마다 국위 선양을 내세워 성적에만 매달렸지 국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포장술은 서툴렀다. 경기력을 향상시키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유니폼 컬러의 통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경기 단체마다 유니폼 공급업체가 달라 컬러와 디자인을 통일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체육회에서 컬러.디자인의 기본 규정을 정하고 각 경기 단체가 이를 지키면 쉽게 해결될 문제다.

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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