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찬호와 노모 무엇이 다른가

중앙일보

입력

박찬호(LA 다저스)가 마침내 노모 히데오(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한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우며 아시아출신 최고투수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박은 아직 2게임 등판을 남겨놓아 노모의 기록을 추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면 96년 노모와 박의 올시즌 투구내용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박은 16승을 기록한 현재 96년 당시 LA 다저스 입단 2년차로 ‘토네이도 열풍’을 일으킨 노모와 거의 대등한 수준의 피칭을 했다.

우선 경기수와 승률에선 박이 앞선다. 박은 32경기만에 16승을 거두며 10패를 당했지만 노모는 그해 33경기에서 16승 11패를 기록했다. 피홈런과 피안타에서도 각각 21, 169개로 노모보다(23, 180) 적었다.

그러나 투구이닝에선 228과 3분이 1이닝을 던진 노모가 209이닝을 던진 박에 비해 많았다.

삼진도 9이닝당 9.22개를 잡은 노모가 8.22개의 박을 1개차로 앞선다.
반면 결코 컨트롤이 좋은 투수로 분류되지 않았던 노모였지만 볼넷수에선 오히려 85-119로 적어 올시즌 박의 볼넷이 얼마나 많았는지 말해준다. 피안타율도 2할1푼8리와 2할2푼4리로 다소 박이 높다.

박으로선 대등한 수치를 기록할 수 있었으나 최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2경기에서 11이닝동안 19안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기록에 흠집이 났다.

결정적으로 박에게 아쉬운건 완봉승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노모는 그해 세번의 완투에 두번의 완봉, 그중 한번의 노히트노런도 끼어있는데 박은 완투만 두번 기록했을 뿐이다.

전체적으로 노모가 다소 앞섰음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박에겐 아직 두번의 등판기회가 남아 있다. 최근 박의 페이스를 볼때 남은 두경기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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