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부패 교육 영화가 '부정의 온상'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부정부패를 척결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생과 사의 선택 (死生抉擇)
이라는 영화가 전국적으로 상영되고 있다.

장쩌민 (江澤民)
주석이 이 영화를 극찬, 공무원 등이 홍보에 앞장서는 바람에 이미 관람객이 1천만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최근 이 영화의 필름 복사본이 중국 중남부 지역에 나돌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불법 복제에 영화제작 전문가들이 대거 개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패를 추방하자는 영화가 부정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BBC가 20일 중국신문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중국에서 영화 필름 불법 복제 사건으로는 가장 큰 것으로 지금까지 제작사인 상하이 (上海)
영화제작소에 수억원의 손실을 끼쳤다.

더욱 황당한 사실은 복제 필름을 상영하는 극장에서 조사를 하던 관리들이 극장 직원들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단속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자신이 출세하도록 도와준 선배와 부인이 부패의 원흉임을 발견한 어느 시장의 인간적 고민과 과감한 부패척결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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