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벼랑 끝에 선 한국야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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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이어 미국에도 무너지며 남은 경기를 모조리 이겨야하는 벼랑으로 몰린 한국야구. 0-0으로 맞선 8회말 2사 만루에서 진필중은 위력적인 직구를 이어 던졌지만 풀카운트에 몰리며 높은 공을 뿌리다 미트케이위스에게 그랜드슬램을 허용하고 말았다.

7회까지 0의 행진을 이었던 만큼 경기는 혈전이었지만 한국은 선취점에 실패하며 경기를 그르쳤다. 1회 무사 1-2루에서 박재홍의 번트실패가 경기를 끌려간 주원인이다.

2회에도 징검다리 안타가 이어지며 상대선발 오스왈트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긴 충분했지만 3회와 4회 타선의 침묵이 아쉬웠다.

결정적인 기회였던 6회초 1사 만루에서 박진만의 빨랫줄 타구는 상대 호수비에 걸리며 병살타가 되는 불운을 겪었다.

어제 김수경에 이어 오늘 정대현(경희대)의 호투가 돋보였지만 계투작전 실패로 빛 바랜 영광이 되고 말았다. 마이너리그 타자들인 미국팀은 정대현의 슬라이더와 싱커를 공략치 못했다.

미국은 4회를 제외하곤 매 이닝 스코어링 포지션의 기회를 잡아가며 득점을 노리다 8회 터진 한방으로 4연승을 달리며 4강 진입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연습경기에서 0-15로 대패한 한국은 굳은 결의로 미국전에 임했지만 팔부능선에서 떨어지며 백짓장차이의 한계를 실감했다. 올림픽에서 나타난 강팀의 조건은 강력한 에이스와 탄탄한 수비력. 한국은 젊은 어깨에 비해 노장들의 활약이 떨어졌고 수비에서도 실력차를 드러내며 이틀연속 뼈아픈 패전을 기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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