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야구] 무너진 한국야구, 미국에 4-0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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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승부수는 통했다.

20일(한국시간) 시드니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올림픽 예선 미국전에서 김응용감독은 미국타자들이 정통파에만 익숙한 것을 감안 정대현을 기습 선발로 내보냈다.

정대현은 현재 경희대 4학년에 재학중인 언더핸드스로 투수.

미국 타자들은 생소한 정대현의 투구에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정은 7회까지 미국의 강타선을 산발 6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한국타자들은 150km가 넘는 강속구와 체인지업으로 무장한 미국팀 선발 오스월트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한국은 1회초 이병규와 박종호의 연속안타로 무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중심타선인 박재홍, 김기태, 이승엽이 삼진과 플라이로 허무하게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5회초 한국은 홍성흔의 안타와 정수근의 희생번트로 이뤄진 1사 2루에서 이병규와 박종호가 오스월트의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두번째 기회를 놓쳤다.

좌익수 이병규의 호수비로 5회말의 위기를 넘긴 한국은 6회초 1사 1, 2루에서 김동주의 중전안타로 첫득점을 올리는 듯 했다. 그러나 홈에서의 횡사를 우려한 2루주자 박재홍은 아쉽게도 홈을 파지 못했다.

1사 만루의 계속되는 찬스에서 박진만은 오스월트의 직구를 제대로 받아쳤지만 타구는 야속하게도 3루수 정면으로 가면서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한국이 무수한 기회를 놓치자 승리의 여신은 미국한테 갔다.

8회말 2사 만루 2-3 풀 카운트(full-count). 더이상 피할 곳이 없었던 진필중은 한가운데로 직구를 꽃았고, 덕 민트키윅츠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우측 펜스를 훌쩍 넘기는 만루 홈런.

미국에 4-0으로 패해 1승 3패를 기록하게된 한국야구는 남아공, 일본, 네덜란드의 나머지 세경기를 모두 이겨야 4강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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