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대우차 단독입찰 안한다"

중앙일보

입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20일 "대우자동차 인수를 위한 단독입찰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와의 인터뷰에서 대우차 인수의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회장은 "기아차를 인수한지 1년10개월 밖에 되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기아차 정상화가 시급한 과제"라며 "특히 내수시장이 한계에 달했고 대우차와 현대차는 중복모델이 많아 현재로서는 대우차를 (단독으로)인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인수파트너인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대우차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는 어떤 형식으로든 대우차 입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또 "현대차 소그룹의 경영안정도 중요한 당면과제"라며 "정부 입장도 고려해야 하겠으나 아직까지 (대우차 인수에 관한)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정부가 대우차 문제와 관련해 고용보장과 협력업체 유지에 관해 충분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GM의 대우차 인수에 대비한 대응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선의의 경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포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그에 대비한 대응전략을 준비해왔으며 따라서 포드가 인수하건 GM이 인수하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그러나 GM의 대우차 인수시 전략수정 여부에 관해서는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임러와의 전략적 제휴에 관해 "세계적으로 벤츠 자동차의 우수성이 인정되고 있는 만큼 R&D(연구.개발) 분야에서 중요한 협력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정 회장은 앞으로 미국시장에서 50만대 이상의 판매수요가 발생할 경우 3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최신 공장을 현지에서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