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실크로드 시대] 전문가 지적 문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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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지 50년 만에 다시 잇는 경의선 복원은 국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전문가들의 한결같이 철도투자라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한다.

철도투자는 일단 시작되면 되돌리기 힘들고 연관투자도 뒤따라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국토구조까지 변화시키는 투자이기 때문이다.

동북아 물류상황과 정부의 추정을 전제로 경의선이 2005년 정도에 제 기능을 하려면 남북한의 기존 철도망을 이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개선해야 한다.

현재 우리 철도는 컨테이너 수송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여기다 철도청은 2004년 고속철이 개통되면 부곡터미널~서울역간 화물수송을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정종환 철도청장은 "수색 이북 지역에 철도청 소유 부지 15만평이 있다. 이곳에 물류기지를 지으면 경부선 운행과 상관없이 물자 수송이 가능할 것" 이라고 말하고 "장기적으로는 경부 고속철도 완공 후 기존 철로는 화물 전용선으로 쓰도록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의선 연결로 상황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토연구원 김경석 박사는 "남북교통망은 수도권 교통량을 분산하도록 형성돼야 한다. 수도권을 관통하지 않는 서해안축(서해안 고속도로 또는 신설철도).중부내륙축을 개발해 부산.광양항과 연결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고 주장한다.

교통개발연구원 전일수 부원장은 "부곡화물터미널에서 북한의 서포국제화물기지를 연결하는 화물전용노선을 검토할 것" 을 제안했다.

다른 걱정도 있다. 국토연구원 김원배 박사는 "부산~신의주선 구축은 국토 균형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고 말한다.

서울~평양축인 개성.해주 등에 대도시권 접근도.집적이익 등을 고려해 대북투자가 집중될 경우 현재 수도권이 당면하고 있는 과밀화.난개발 등 문제가 되풀이될 우려가 있다" 는 게 金박사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경의선 연결을 계기로 보완적 산업구조를 형성하면서 지역경제권별로 자립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국토축 변환을 포함하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전략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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