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트라이애슬론 위트필드 '철인의 왕' 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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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하나님, 어린이처럼 울고 싶습니다. 우승은 생각하지 않았고, 단지 조국 캐나다를 위해 뛰었습니다."

올림픽 첫 남자 트라이 애슬론(철인 3종 경기, 수영 1.5㎞.사이클 40㎞.마라톤 10㎞)에서 세계 최고 '철인(鐵人)' 의 영광을 거머쥔 사이먼 위트필드(25). 기록은 1시간48분24초.

2, 3위인 스테판 버코빅(독일).얀 레훌라(체코)가 1시간48분대에 통과해 그야말로 '간발의 차' 로 금메달을 땄다.

경기는 혼전에 혼전을 거듭했다. 위트필드는 몸에 꽉 끼게 특별히 만든 수영복이 캐나다에서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한 데다 사이클 경기에선 다른 선수와 부딪치는 불상사를 겪었다.

그러나 결승지점을 2백m를 앞둔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초인적인 막판 스퍼트로 버코빅을 제쳤다.

트라이 애슬론 경기가 치러진 시드니 올림픽 코스는 위트필드엔 남다른 추억이 있는 곳이다. 캐나나 온타리오 킹스턴 출신의 위트필드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살고 있는 호주에서 지냈다.

이날도 경기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96세 할머니가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고향이나 다름없는 시드니에서 할머니에게 생애 최대의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위트필드는 이날 시상식에서 캐나다의 딕 파운드 IOC 부위원장으로부터 금메달을 받아 기쁨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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