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손을 맞잡은 남북한

중앙일보

입력

남북한은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전 세계가 바라보는 가운데 마침내 손에 손을 맞잡았다.

남북한이 합쳐진 '코리아' 선수단 180명은 공동 기수 박정철(북한 유도감독)과 정은순(남한 여자 농구선수)이 함께 한반도기를 맞든 채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200개 참가국 중 96번째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 입장했다.

한반도기 바로 뒤에는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이상철 남한선수단장, 윤성범 북한선수단장, 장웅 IOC 위원(조선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이 어깨를 나란히 했고 뒤를 따르던 김봉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같이 걷던 류성일 조선올림픽위원회 서기장의 손을 잡고 힘껏 치켜 들었다.

남과 북이 합쳐진 코리아 선수들은 하나같이 활짝 웃음을 머금은 채 뜨거운 손을 맞잡아 이념도, 체제도 사라진 축제의 한마당에서 올림피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남북한 동시 입장을 성사시킨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위원장을 비롯한 IOC위원들과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를 가득 채운 11만8천명의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열렬한 박수로 하나가 된 남과 북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감격에 겨운 기수 박정철과 정은순은 본부석을 지나칠 무렵 행사 진행요원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잠시 멈춰 서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며 스포츠를 통한 통일의 첫걸음을 세계 만방에 알렸다.(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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