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남북한 동시 입장에 한국 선수단 감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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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밀레니엄 올림픽 개막식에서 사상 처음 북한과 동시 입장한 한국 선수단은 한결같이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나 감독, 임원 할 것 없이 "역사적인 올림픽 동시 입장이 스포츠 교류의 활성화는 물론 남북 통일의 교량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벅찬 가슴을 가누지 못했다.

▲박종학(유도 감독)= 남북한 동시 입장은 경기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남북한이 하나의 유니폼을 입고 같이 손잡고 개막식에 참가하고 나니 감회가 새롭다. 이번 올림픽은 단순히 국제대회에서 북한선수들과 어울리는 것과 달리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동시입장이 성사된 곳이 뉴 밀레니엄 첫 올림픽이니 만큼 앞으로 남북한의 스포츠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성사되기를 기대한다.

▲정은순(기수, 여자 농구)= 선수로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만도 영광인데 남북한이 합친 '코리아'의 공동 기수로 입장해 무한히 기쁘다.

한반도기를 같이 들고 입장한 북한의 박정철 유도감독과는 지난 12일 만나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으니 잘 해보자고 다짐했었고 생각 이상으로 호흡이 잘 맞았다.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에서 남북이 경쟁하고 대결하는 것 보다는 서로 힘을 합해 한민족의 역량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영호(남자 펜싱)= 남북한의 동시입장으로 한민족의 당당함과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단일 팀을 이뤄 강호들과 어깨를 겨루고 세계 정상에 서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북한 선수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다소 어색했지만 선수촌이나 훈련장을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함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를 걸어 들어오면서 한 핏줄이라고 새삼 느꼈다.
(시드니=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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