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목욕탕 웃고, PC방 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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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업계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추석 대목을 노리는 곳은 역시 전통적으로 명절 특수를 누려온 목욕탕. 해마다 추석 연휴엔 손님이 20% 이상 는다. 서울 중랑구 경원목욕탕 정영문(52)
씨는 "집집마다 목욕 시설을 갖춰가고 있지만 명절에는 대중목욕탕이 제격 아니겠냐"며 나름대로 이유를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이발소·미장원도 이맘 때면 손길이 분주해지는 곳. 명절에는 으레 이발이나 드라이를 하는 중·장년층은 물론 대학생 등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다. 자쓰리 미용실 박정은(29)
씨는 "특별히 명절이라기 보다는 연휴기간동안 스타일을 바꾸고 싶어 오는 손님들이 많다"며 "대학교 개강과 겹쳐 손님이 더욱 많다"고 귀뜸했다.

비디오 대여점은 예상과는 달리 매출이 많이 줄지는 않는다. 영화마을 송파점 김호대(35)
씨는 "매출에 영향을 주는 건 아무래도 젊은 영화 매니아들" 이라며 "TV서 방영하는 영화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걱정하는 건 추석과 바로 이어지는 '올림픽 불황'이다. "영화를 즐겨보는 20대가 스포츠 매니아층과도 겹쳐 올림픽 시즌엔 손님이 뜸했다"며 "축구 한·일전만 해도 대여가 주는 데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했다.

택시 업계는 연휴 며칠 사이에 호·불황을 동시에 겪는 특이한 경우. "연휴중엔 손님이 통 없다"는 택시기사 김원식(50)
씨는 "귀경일과 귀성일엔 잠시도 쉴 틈이 없다"며 "길이 막혀 많이 뛸 수 없는 게 흠"이라고 설명.

최근 1~2년새 그 수가 부쩍 늘어난 PC방은 명절이 우울한 경우. 역삼동 넷월드 PC방 황정보(28)
씨는 "명절에는 주로 사람들을 만나려고 해서인지 개인공간이나 다름없는 PC방에는 발길이 뜸하다"며 "앞으로 올림픽까지 있어 '잔인한 9월'"이라고 걱정했다.

Joins.com 이범준 기자<weiv@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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